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Море — это мольба к чуду.

Unreliable narrator 본문

Heart of Bohemia

Unreliable narrator

sealight-slumber 2026. 1. 5. 01:19

1

기억이 없는 존재의 이야기는 그가 죽고 나서야 옳은 방향으로 흘러간다.

해당 화자는 그 사실을 기억이 엉켜들던 16살의 겨울부터 인지했다.

문장의 의미는 이러하다: 오르골을 재생하시겠습니까?

 

 

2

윌티 캐롤의 부모는 하나밖에 없는 딸을 무척이나 귀하게 여겼다. 그래서 그들은 변화를 거부하고 살아있는 것들을 지워버리는 머리를 가진 어린 딸을 위해 그녀를 기계로 만들었다. 자신들은 잊혀져도 좋았다. 스스로를 잊는 것만큼 슬픈 일은 또 없을 테니까, 그들은 몇 번이고 가르쳤다. "너는 기계란다." "너는 기계인간이야." 피가 흐른다고 모두 살아있는 자들이 아니며, 감정을 가졌다고 모두 사람이 아니라고.

 

 

3

— 그러면, 살아있는 자는 뭔데요?

— 특권을 가진 자들.

 

 

4

아이는 제법 잘 자랐다. 부모를 따라 공구를 만졌고, 기계를 사랑했으며, '모든 죽어있는 것'들을 끌어안을 수 있는 정도의 심성을 가지고 있었다. 데본셔와 크리스틴은 딸자식이 잘 지내는 것을 보면서 점차 집에 들어오는 간격을 늘렸다. 그녀를 덜 사랑하게 되어서도, 일이 더 중요해서도 아니었다.

 

아이는 살아있는 것들을 잊는다.

그 말인 즉슨, 부모도 예외가 아니라는 것이다. 당연히.

 

모르는 이들과 한 집에 사는 것은 아이에게 더 큰 스트레스를 가져다 준다. 데본셔는 그렇게 결론 지었다. 본인들이 사랑하는 아이에게 상처가 된다. 그래서 거리를 두기로 했다. 부모가 존재함만 인지시키는 정도로. 아이는 이해했다. 아이는 잘 지냈다. 그는 혼자서 뭐든 잘하니까.

잘했나? 

 

 

5

그, 그리고 부식된 네... 부, 부품은 내가 갈아주기로 했어. 그래서 네, 네가 날 가르쳐... 주기로 하, 한 거고.

 

  이제는 적응해. 어차피 다시 잊고 또 그걸 받아들이지 못할 거면... 지금이라도 전부 받아. 내가 주는 마음도 전부. 잊혀질 마음이어도 이것 만큼은 네게 꼭 쥐어줘야지 만족스러울 것 같단 말이야.

 

윌티. 넌 내가 사라져도 날 대체할 새로운 친구를 만날 수 있으리라 생각해?

 

......그리고 명심할게. 연구 대상으로서 필요 이상으로 의식하지 않을 것—그러니까, 지나친 변화에 날 멀리하지 않았으면 해. 변화가 썩 나쁘지만은 않다는 걸 보여줄 테니까.

 

근데 너는 달라. 겉은 그대로인데, 그걸 이어 주는 기억이 없어. 너랑 시간을 함께 보내는 의미를 못 느끼게 될 수도 있다고. 의미가 없으면, 붙잡을 명분도 없지. 빨리 고쳐야 될 거야. 안 그럼 모두가 널 떠날 걸.

 

! 수첩. 내가 자주 쓰는 게 있는데, 크기도 적당하거든. 집에 많이 있는데~ 다음 방학에 편지에 넣어서 보내줄까? 왜 보내는 건지 이유도 적어서.

 

윌티, 사람을 사랑을 받아야해요. 나 역시 동일하고 그들도 그러할테며 당신도 그럴테니까요. 그렇기에 난 기계보다 사람으로 살아가며 사랑에 대해 배울래요, 끊임없이 연구하고파요.

 

그런 말 하지 않아도 이미 내가 대체할 수 없는 사람인 거 안다. 어차피 기왕 한 발짝 움직이지도 못할 거 그냥 전부 가져가 볼까 해서.

 

살아있는 자들에 대한 기억만? 어째서? 다른 것도 아니고 일부만 사라지면 조금...- 문제가 있지 않나? 그래, 일단 너부터 불편한데.

 

1학년 때, 내가 위니를 관찰하겠다고 약속했던 건 기억해? 그래서 물어봤어! 혹~시 식물은 어떨까, 하고.

 

네에- 그럼요. 아는 사이였죠! 예전에 둘이 빗자루도 같이 탔는 걸요?

 

... 너를 자세히 알게 된 이후로, 한 번은 묻고 싶었던 게 있어. ... 주기적으로 기억을 잃어버리는 건, 도대체 어떤 느낌이야? ... 나로서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어서.

 

그러니까~ 음. 이런식으로 '잊으면 안되는 것' 아래에 나의 최고의 걸작이 될 발명품. 이런 식으로.

 

그 정도의 파편만 기억해도 반은 성공한 셈이지. 안녕, 기계심장의 아가씨.

 

쉽지 않은 시대라 더더욱 필요한 걸지 몰라요. 사람을 지치게 하는 것도, 일으키는 것도 희망이니까요. 꼭 양쪽 모두가 희망적이어야 한다는 법도 없구요… 손해 좀 보더라도 오래도록 품어가고 싶어요, 적어도 저는 그래요.

 

나는 절대 잊지 않아! 알고 있잖아. 티티가 잊으면 내가 그만큼 더 기억해줄거라는 거! 몇번이고 기억할거야.

 

나 아직 4학년때 네 말 안 까먹었으니까, 나중에 우리 버디 보러 와. 졸업하고. ... 뭐, 수의사는 안 해도 되니까.

 

그런데 롤롤, 날 모르는 척하는 건 아니지? 뭐라고 할까- 마치 날 처음 보는 사람처럼 대해서.

 

다른 친구였다면 다른 걸로도 하나 둘 채워 나가길 권유했겠지만···. 아쉽게도 난 그 부류에 속하지 못해. 그러니 시도하겠다면야, 나로서만 가득 채워 줘. 다이어리 하나에 전부를 함축하긴 힘든 일이잖아, 그렇지?

 

...에, 그럼 우리 무슨 사인데? 그런 사이 아니어도 물어봐도 돼.

 

 

6

엄마. 끼긱거리는 소리 잠깐 멈추고 들어봐줘.

나 더 이상 잊고 싶지 않아.

 

 

7

부모의 패착은 이러했다. 마법학교로 세상의 꼴을 익히게 한 다음 기계 외에 마음을 주어 스스로 붕괴하는 일을 방지해두려고했는데, 정작 그 딸이 그곳을 너무 사랑해버리게 되었다. 1991년 9월에는 에버-딘에게도 크리스틴에게도 결코 존재하지 않았던 아이들이 있었다.

 

기억을 잊어가는 것을 싫어하게 되었다. 그것을 거부하고, 어떻게든 움켜쥐려고 하는 손이 있었다.

무언가를 해야했다.

 

그래서 데본셔는 주기적으로 딸의 방에 있던 기록들을 버려냈다.

그러나 그들의 딸은 기록 또한 보고서 형식으로 해 완전히 없앰이 불가했다.

그랬기에 아이는 처음으로 살아있는 자들을 기억하게 되었다.

그랬으나 부모는 기뻐하지 못했다.

 

그들은 다른 곳에 있었다.

기계인간은 스스로의 상태를 사랑받지 못함으로 규정했다.

 

 

8

1995년 겨울에 일어난 사건은 이러했다.

 

크리스틴 캐롤은 그녀의 딸과 매우 닮아있어 견딜 수 없는 상황엔 도망가는 버릇이 있었다. 데본셔 캐롤은 그가 그토록 사랑해 마지않는 이가 사라지면 정신이 무너지는 형질을 가지고 있었다. 크리스틴이 평소와는 달리 두 달이 지나서도 오지 않자, 그는 비뚤어진 선택을 했다.

 

갈 거야?

 그래. 네 엄마 없는 세상이 존재해서 뭐하겠어. 기다리지 말고.

난 늘 알아서 잘해. 괜찮아.

관심없는 건 아니고?

글쎄. 바빠.

편지 읽느라?

애들 소식 읽느라. 함부로 말하지 마.

 

아이는 이름을 기억하고 싶은 이들 외 살아있는 자들에겐 관심이 전혀 없었다. 혈연관계도 그닥 다르지 않았다. 내부의 상황은 매정하지 않았다. 단지 그날부터 아이는 계속 혼자 지냈을 뿐이다. 계속. 몇 년을.

 

그러나 아이는 동정받을 정도는 아니었다. 혼자서 잘했고, 그간 혼자 지내왔기에 일상이 길어지는 것뿐이었다. 식사는 대충, 수면은 없음. 하지만 건강에 이상이 있는 것도 아님. 부모가 주는 애정은 언제나 머릿속에서 지워졌기 때문에 아쉬울 것도 없었다. 그저 좋아하는 기계를 만지작거리고, 기억할 방법을 모색하고, 적절한 날짜에 적절한 자극을 위해 적절히 팔과 어깨를 물들였을 뿐이다.

 

 

9

졸업식 날에는 좀 허전했던 것 같아.

 

 

10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후 들어갔던 그 만족스러운 연구소에서는 생활이 순조로웠다. 그보다 편안할 수는 없을 정도였다. 기억하지 않아도 뭐라하지 않아. 그저 떠오른 것들을 늘어놓았을 뿐인데 천재라고 해줘. 좋아하는 분야에 실력을 갖추었으니 성공은 말할 것도 없었다.

 

하지만 생각보다 '만족'은 오래가지 못했다. 연구소의 충성스러운 노예 1호-얼마나 충성스러웠냐 하며는, 급하게 만들고 싶은 게 생겼다고 연락을 하면 본인 데이트 약속도 당일취소 때리고 뛰어왔다. 당연하지만 그날 그 헤어지더라. 다음 날 다시 만났지만-가 크리스틴의 소식을 가져왔기 때문이다.

 

그동안 대형 프로젝트를 해외에서 진행하셨대요.

— 그리고?

— 만나뵙고 싶다던데요.

— 왜?

— 부탁하고 싶은 게 있다고 하셨어요.

 

보통 같았음 거절했을 것이다. '살아있는' 자니까. 그러나 무엇 발목을 잡는 게 있었다. 기억해준 이들. 반복을 기꺼이 함께 해주었던 이들. 열 손가락에 담지 못하는 아이들. 녹슨 심장의 절반을 산 것으로 바꾸어 박동시키니 절대로 하지 않았을 행동을 했다. 그러지 않았다면, 하지만. 후회는. 늦었잖아. 후회하지도 않잖아. 그러니 거짓말은 내려놓아.   

 

 

11

— 아버지 데려올게. 그렇지만 나도 부탁. 하나.

— 굳이 전쟁터에서 편을-

— 나도 보고싶은 아이들이 있어. 나보다 한참 어려. 지금이 아니면 못 볼 것 같아. 그러니까.

 

그러니까 프로그램 하나만 입력해줘.

 

 

12

사랑하는 아이들이 있어.

내가 있어야 할 것 같아.

지켜주고 싶어. 내가 죽는다고 하여도. 

아니.

죽을 거야.

 


0

마음이 일방향이 아니었다는 것을 깨달은 것은 돌고 돈 오늘. 2008년 1월 2일. 쥐고 있던 줄 끝에 쥔 손이 있었다는 것을 알았는데. 몇 개의 점을 찍어야 내 말이 전달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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